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The Legend Of 1900(1998)은 시네마 천국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가 연출하고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아름다운 음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노베첸토(Novecento)라는 독백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바다 위 유람선에서 한번도 내리지 않은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20세기의 여객선 버지니아호의 그랜드 피아노위에서 선상노동자의 데니에 의해 발견된 갓난아기는 데니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키워지며 데니 부드맨 T.D 레몬 나인틴헌드레드라는 이름을 가집니다.
데니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나인틴헌드레드를 열심히 키우며 아이의 신분과 출생의 문제로 뺏길까 두려워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배 안의 생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데니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나인틴헌드레드는 공식적으로 그의 기록 자체가 있지 않아 항구에 배가 도착해도 육지로 내릴 수가 없습니다.
무도회장의 그랜드 피아노를 발견하고 천재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나인틴헌드레드는 그 일을 업으로 삼아 평생 배안에서 연주를 합니다.
한편, 트럼펫 연주자인 맥스는 버지니아호에 채용되어 승선하지만 배의 심한 격랑으로 지독한 멀미로 고생하자 나인틴헌드레드가 나타나 멀미약으로 움직이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신공을 발휘합니다.
나인틴헌드레드는 한번도 육지에 내려본 적 없지만 세상의 발길이 닿는 사람들을 통해 이야기를 듣고 말하며 많은 것들을 알고 있습니다.
나인틴헌드레드는 계층에 상관없이 피아노 독주를 들려주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면서 음악의 순간만을 듣고도 전체를 연주할 줄 아는 능력을 십분 발휘합니다.
아메리카에 도착한 배는 사람들을 모조리 하선시키고, 맥스는 나인틴헌드레드에게도 육지에 내려 연주능력을 뽐내며 살아가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인틴헌드레드는 어딘가를 쫓아다니며 살고 있는 육지의 사람들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하며 거부합니다.
재즈를 발명한 모턴이라는 연주가가 나인틴헌드레드의 실력을 전해 듣고, 버지니아호에 탐승하여 그와 배틀을 붙길 희망합니다.
뛰어난 실력의 모턴이 연주를 하는 모습에 감탄하는 나인틴헌드레드는 배틀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맥스의 응원을 받아 연주를 시작한 나인틴헌드레드는 엄청난 실력발휘로 모턴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배틀의 승자가 됩니다.
유명해진 나인틴헌드레드의 연주를 녹음하려고 배안에서 장치를 설치하는 음반사 사장은 나인틴헌드레드에게 세상에 자신을 제대로 알릴 기회라며 흥분하지만 나인틴헌드레드는 오로지 연주에만 집중합니다.
나인틴헌드레드는 우연히 나타난 여인인 파도안을 보고 반한 채 세상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이는 음반에 담깁니다.
파도안에게 음반을 전하려던 나인틴헌드레드는 몇 해전 만난 아코디언 연주자의 딸이 파도안임을 알고 더욱 용기내어 다가가지만 하선하는 인파에 몰려 파도안의 집주소와 작별인사만 남습니다.
나인틴헌드레드는 자신의 실패에 낙담하고 음반도 부숴버립니다.
큰 다짐을 하고, 육지에 내려 바다의 소리를 듣겠다며 맥스에게 공표한 나인틴헌드레드는 선상의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으며 드디어 육지로 향합니다. 그러나 뉴욕에 정박한 배에서 육지에 닿기 전, 나인틴헌드레드는 세상의 거대하고 꽉 막힌 모습을 보고 다시 배로 향합니다.
며칠동안 시름과 고민에 빠진 나인틴헌드레드를 뒤로 하고, 맥스는 연주자의 역할을 마무리하고 하선하고, 그 후 맥스는 나인틴헌드레드의 소식을 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세계대전 이후 버지니아호는 폐선이 되어 분해되기 직전 맥스의 눈에 발견되어 맥스는 배 안에 있을 나인틴헌드레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모든 것이 낡아서 허물어져가는 배안에서 만난 나인틴헌드레드는 맥스를 보고 피아노의 건반처럼 시작과 끝이 있지만 세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며 하선을 거부합니다.
맥스는 안타까운 작별을 고하고 나인틴헌드레드는 자신의 집과 같던 버지니아호와 함께 사라집니다.
등장인물
팀 로스(Tim Roth)- 데니 부드맨 T.D.레몬 1900, 나인틴헌드레드 역
가족, 출생, 집도 모르는 천재 피아니스트로, 평생을 배안에서 생활하며 피아노로 인생을 배워갑니다.
프루이트 테일러 빈스(Pruitt Taylor Vince)- 맥스 튜니 역
삼류 트럼펫 연주자로, 버지니아호에 탑승하여 만난 나인틴헌드레드의 유일한 친구이자, 세상에 나인틴헌드레드의 이야기를 전파하며 그에게 세상에 발을 딛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무한한 세상보다 유한한 쓸모를 위해
이 영화는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특유의 인간미 넘치고 감성적인 연출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과 만나 서정성을 극대화시키며 생생하게 그 세계로 초대합니다.
한정적인 배 안의 공간을 음악이라는 세계를 통해 답답함을 줄이고, 주인공인 나인틴헌드레드의 세상을 이해하기에 충분하게 만듭니다.
팀 로스의 천재적인 피아노 연기는 극의 흐름에 적절함을 더하며 깊은 몰입을 남깁니다.
피아노의 건반에는 시작과 끝이 있어 연주를 고르며 할 수 있지만 육지는 세상의 거대한 배처럼 연주하기 쉽지 않고, 연주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한한 배안에서 자신의 쓸모를 인정받았던 나인틴헌드레드는 무한한 세상에서 무의 상태로 돌아가는 선택으로 삶에 대한 자세를 되돌아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