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비넌스 Provenance(2017)은 영국의 멜로드라마로, 벤 헤킹(Ben Hecking)이 촬영하고 감독하였습니다.
영화는 아름다운 프랑스의 남부 지방의 풍경과 함께 서로의 기억속에서 자리 잡고 있는 사랑이 비극적으로 치닫는 러브스토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줄거리
영국에서 유명한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지만 모든 일을 접고, 아내인 라라와도 헤어진 존은 남부 프랑스에서 한가로이 일상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사두었던 추억이 깃든 집에서 존은 자신을 찾는 모든 이의 연락을 거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들르는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피터가 길을 묻고, 그에게 친절히 안내해준 존에게 피터는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저녁에 다시 만난 존과 피터는 각자의 직업을 알게 되고, 더군다나 피터는 존이 아주 유명한 음악가임을 알게 되어 호기심에 많은 질문을 쏟아냅니다.
피터는 역사학자로 궁정 예술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진 존은 알딸딸하게 취해서 자신의 집에 피터를 초대합니다.
집안을 구경하던 피터는 존이 잠시 잠든 사이에 몰래 그의 사진을 하나 훔치고, 곧장 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납니다.
존은 계속 반복되는 꿈을 꾸며 아침을 맞이하고, 그의 연인인 소피아가 그를 찾아옵니다.
예전에 존은 소원해진 아내와 같이 음악회를 공연하고, 그 자리에 관객으로 자신의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곡을 감상하러 온 소피아는 공연 뒤 존과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존과 소피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과감히 넘어 서로를 탐닉하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소피아와 잠시 이별 후 5개월만에 재회한 존은 그동안 미뤄왔듯이 소피아와 사랑을 나누고, 프랑스를 돌아다니며 둘만의 시간을 온전히 보냅니다. 그러나 둘 사이에서는 떨어진 시간동안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고, 존과 소피아의 많은 나이차이와 각자의 사정을 탓하면서 둘 사이는 점점 틀어집니다. 게다가 소피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하지 않아 존은 그녀에 대해 아는 바가 많이 없습니다.
42살이라는 나이에 소피아의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고 음악계를 떠난 존은 소피와의 재회를 기다렸지만 막상 만난 소피아에게 추궁처럼 대하지만 소피아는 존의 결정과 의사를 존중하니 자신을 마음대로 휘두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이내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 존은 소피아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고, 소피아는 그의 마음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소피아의 어머니는 얼마전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죽음 이후 양아버지는 많이 쇠약 해졌다며 지난 시간과 지금이 너무 두려웠다는 감정을 토로합니다. 소피아의 어머니도 음악가여서 그녀가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러 음악회에 갔다가 존을 만나게 된 연유도 이야기합니다.
소피아의 애틋한 마음에 존은 진심으로 사랑을 고백합니다.
다음날, 아침에 잠시 외출한 존이 없는 사이에 피터가 들이닥쳐서 소피아를 만납니다. 피터와 소피아는 3년간 만나온 연인사이로 어머니의 죽음 후, 행복하기 힘들어한 소피아는 철두철미하게 계획세우는 피터의 모습에 숨이 막혀 이별을 고했지만 잊지 못한 피터는 존을 쫓아 소피아를 찾아오게 된 것입니다.
한편, 존은 소피아와 피터를 발견하고 둘 사이를 알게 된 존은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소피아는 존의 마음 속에 가득 채워져 있는 기억속의 그녀에 대해 토해내듯 말하며 존을 원망합니다.
그리고 피터는 존에게서 훔쳐갔던 사진 한 장을 소피아에게 내밉니다.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결말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등장인물
크리스천 매케이(Christian McKay): 존 역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음반도 잘나가서 부도 축적했지만 불행한 결혼관계에 갑자기 나타난 소피아로 인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프랑스로 도망치듯 떠나옵니다.
샤롯 베가(Charlotte Vega): 소피아 역
순수하고 자유로운 매력의 소유자로, 존에게 반해서 사랑에 빠지지만 최근의 어머니의 죽음으로 두려움이 커져 있습니다.
해리 맥퀸(Harry Macqueen): 피터 역
소피아를 사랑해서 프랑스까지 따라가지만 마주한 현실에 좌절을 느낍니다.
기억과 싸우는 사랑
영화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남부 프랑스 시골의 모습과 반대로 감정의 격동을 받아들이기 힘든 연인들이 삶의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면서 인생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됩니다.
영화 내내 음악가인 존이 연주하는 음악 이외에는 어떤 배경음악도 깔리지 않으면서 존의 음악에 집중하게 만들면서 그의 감정에 오롯이 느끼게 해줍니다.
아주 오래 전 강렬했던 첫사랑을 잊지 못해 프랑스에서의 추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집도 마련한 존은 그녀와의 사랑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혼자 되뇌이며 기억과 싸우면서 사랑을 이어갑니다.
또한 소피아는 어머니의 죽음이후 마주한 불안과 두려움과 싸우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그리워하고, 피터는 소피아와의 이별을 되돌리려 소피아와의 사랑에 매달립니다.
각자의 사랑의 굴레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인물들이 연극처럼 정적인 대사와 함께 그려진 영화는 솔직하지 못한 감정이 작은 파동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