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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픽 노 이블 Speak No Evil(Gaesterne,2022)-거절은 망설이지 말아라

by 홈코코 2024. 10. 18.

영화 스픽 노 이블 Speak No Evil(Gaesterne,2022)은 덴마크의 심리 공포 스릴러 장르로, 크리스티안 타프드럽(Christian Tafdrup)이 각본과 감독을 동시에 맡았습니다.

영화는 북유럽의 영화 답게 서늘하고 메마른 장치를 이용하여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한 가족이 다른 가족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을 망설이다가 악의 함정에 빠지는 모습을 숨통을 조이는 연출로 극대화시켰습니다.

 

줄거리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한 리조트로 여행을 온 덴마크 가족인 비외른과 루이세 그리고 아그네스는 즐거운 저녁식사와 음악회를 즐기면서 한가로운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딸 아그네스는 니누스라는 토끼인형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애착이 심한 바람에 아버지인 비외른은 고단합니다. 

여행지를 투어 하다 자주 마주치는 네덜란드 가족인 패트릭과 카린 그리고 아벨은 비외른 가족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한 이후로 급속도로 친해집니다. 

그리고 아벨은 장애가 있어 말을 하지 못하는 것과 루이세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라는 정보 그리고 패트릭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들을 공유하게 됩니다.

 

여행 후, 덴마크로 돌아온 비외른 가족들은 일상을 보내던 중 패트릭 가족이 네덜란드로 초대하는 편지를 받게 됩니다.

망설이던 비외른과 루이세는 친구들의 조언을 얻어 차를 운전하여 네덜란드로 향합니다. 

 

무척 반가워하면서 집안을 안내하는 패트릭과 카린과는 달리 아들 아벨은 비외른 가족을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채식주의자인 루이세에게 자꾸 고기요리를 권하는 패트릭의 호의를 거절하기 힘들어서 고기를 한점 먹는 루이세는 마음이 심히 불편해집니다.

 

비외른은 아벨이 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패트릭은 선천성 무혀증이란 장애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벨을 강압적으로 다루는 패트릭의 모습에 심기가 많이 불편해진 루이세는 조금씩 네덜란드의 가족들에게서 멀어지고 싶어합니다.

 

패트릭 내외는 식사대접을 하겠다며 시내로 나가자고 권유하고, 불안한 루이세를 두고 처음보는 어색한 남자 베이비시터가 오자 마자 아그네스를 낚아채듯 돌보기 시작합니다. 어쩔 수 없이 시내의 레스토랑에 간 두 부부는 껄끄러운 식사를 마친 후, 분위기를 내자면서 끈적한 춤을 추는 패트릭과 카린 사이로 비외른과 루이세는 벌줌하게 서서 서로를 바라보기만 합니다. 분위기에 젖은 패트릭은 비외른에게 식사값을 지불하게 하고, 다같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자기 전, 샤워를 하는 루이세의 샤워커튼 옆으로 패트릭이 들어와 아무렇지 않게 양치를 하고 나가고, 공포에 떨던 루이세는 비외른과 의지하며 사랑을 나누지만 그 모습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지켜보는 패트릭을 비외른은 발견하게 됩니다.

그 사이에 아그네스가 애타게 엄마 루이세를 찾지만 정신이 팔려 있던 루이세는 아그네스가 벌거벗은 패트릭과 카린 사이에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경악합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던 루이세는 가족들을 데리고 집을 몰래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아그네스의 인형 니누스를 놓고 온 것때문에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갑니다. 

 

잠에서 깬 패트릭과 카린은 비외른의 가족이 말도 없이 떠나려고 한 것에 어이없어 하면서 이유를 듣고 싶어하자, 구차하고도 구질거리는 변명들을 늘어놓는 비외른과 참았던 불편함을 표현하는 루이세에게 패트릭과 카린은 사과를 합니다.

그리고 남은 일정이 좋으니 떠나지 말라고 애처롭게 이야기하는 패트릭의 호의를 거절 못하고, 비외른 가족은 하루를 더 즐기게 됩니다. 

그러나 패트릭이 의사가 아닌 백수라는 사실에 놀란 루이세와 비외른은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아그네스와 아벨이 춤을 추면서 보여주자 패트릭은 강압적으로 아벨을 대하고 학대 수준으로까지 몰아세웁니다.

 

한밤 중, 비외른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밖의 소리에 이끌려 창고로 들어가는데 그 곳에 즐비하게 장식되어 있는 사진과 물건들을 보고 경악하자 마자 아벨의 죽음도 목격하게 됩니다.

너무 놀란 비외른은 가족들을 데리고 까만 밤길을 운전하여 가다가 차는 길에 빠지고, 진퇴양난이 됩니다. 그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던 패트릭과 카린은 비외른 가족 앞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충격적인 결말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등장인물

 

모르텐 부리안(Morten Burian): 비외른 역

 

소심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가장으로 책임감을 많이 느끼지만 외로움에 자주 흔들립니다.

 

시셀 시엠 코흐(Sidsel Siem Koch): 루이세 역

 

채식주의자로, 아그네스를 정성껏 돌보지만 휴대폰만 의지하는 전형적인 현대인입니다.

 

페드야 반 휴엣(Fedja van huet): 패트릭 역

 

야생의 터프함을 지니고 있으며 말이 유난히 많습니다. 누구 와도 거리낌없이 친해집니다.

 

캐리너 스뮬더스(Karina Smulders): 카린 역

 

비외른 가족과 친해지려고 하지만 그럴 수록 섬뜩함이 느껴지면서 하고 싶은 말은 꼭 모국어로 이야기합니다.

 

거절은 망설이지 말아라.

 

영화는 호의를 좋게 좋게 웃어 넘기며 싫다는 거절의 의사를 밝히지 않던 한 가족이 거침없는 다른 가족의 초대를 받아 같이 지내면서 인간의 서로 상통하는 언어의 의미나 행동의식을 적나라하게 꼬집습니다.

촘촘히 쌓여가는 소통의 문제는 전반적으로 흐르는 웅웅 거리는 대화 소리와 타국 사람들 앞에서 굳이 영어가 아닌 자신들의 언어만 사용하는 모습 그리고 아벨의 혀가 없는 장면으로 관통하여 나타납니다.

영상은 광활하고 밝은 자연을 비추다가 긴장감을 최대화로 끌어올리는 음악과 슬로우 모션으로 점점 숨막히는 압박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자신이 싫거나 할 수 없는 언어와 행동은 망설이지 말고 즉시 표현하는 것이 악마(Evil)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