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뻔뻔한 천사들 Le Fate Ignoranti(2001)는 이탈리아의 멜로드라마로, 페르텍 오즈페텍(Ferzan Ozpetek)이 감독하였습니다. 영화는 한가지 사건으로 알게 된 남녀가 완전히 다른 삶을 살다가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사랑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깨닫게 되면서 각자의 결말을 향해 나아갑니다.
줄거리
마시모는 에이즈 전문의사인 부인 안토니아와 함께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15년동안 지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시모가 출장 가기 전날 심각한 교통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납니다. 마시모의 죽음으로 충격과 우울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안토니아는 마시모가 남긴 그림 한점을 벽에 걸려고 살핍니다. 그러다 그림 뒷면에서 마시모의 7년동안 외도의 증거를 발견합니다. 그림의 출처를 확인하는 안토니아는 마시모의 온갖 물건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림의 영수증에서 발견한 마리아니라는 이름을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마리아니는 밤에 일하고 낮에는 취침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어서 안토니아가 직접 그림을 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밤에 마리아니가 일하는 시장으로 간 안토니아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뒤돌아 섭니다. 다시 마리아니의 집으로 찾아간 안토니아는 여행을 자주 다니는 마리아니를 잘 만날 수 없다는 집주인인 미셸의 말에 그림을 들고 뒤돌아 가다 마시모의 물건에서 찾은 열쇠 꾸러미로 미셸의 집을 열고 들어갑니다.
한편, 미셸은 마리모의 모든 외도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마리아니가 아닌 미셸이 마시모의 외도의 상대였던 것이 밝혀지자 안토니아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미셸을 다시 찾아간 안토니아는 마시모와의 모든 일을 물어봅니다.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던 미셸은 장례식장에 가지 못한 것이 회한이 되고, 안토니아가 모르는 마시모의 모습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미셸의 친구인 에르네스토의 병을 보고, 치료까지 해주던 안토니아는 미셸의 집에서 그의 친구들이 나누는 가족 같은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그러다 불쑥 나온 마시모 이야기에 미셸은 안토니아의 동의를 구하지만 안토니아는 참지 못하고 자리를 뜹니다.
마시모가 살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그리움이 혼재된 안토니아는 다시금 미셸의 집을 찾습니다. 미셸은 안토니아를 반갑게 맞이하고, 서로 진지하게 마시모에 대한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미셸과 일상을 같이 즐기면서 점점 가까워집니다.
에르네스토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듣던 안토니아는 그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미셸과 함께 지내는 모든 이들이 안토니아를 좋아하게 됩니다.
이스탄불에서 돌아온 미셸의 친구 에미르는 안토니아를 보자 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안토니아는 자신보다 어린 에미르를 밀어냅니다. 그리고 난잡한 생활에 마시모까지 떠올리게 하는 미셸에게 안토니아는 모진 말을 쏟아내고, 미셸마저도 화를 내면서 안토니아를 깍아 내립니다.
갑자기 에르네스토가 사라진 바람에 그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던 안토니아는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던 에르네스토를 찾습니다. 그리고 에르네스토가 몰랐던 속사정을 이야기해주는 안토니아 덕분에 그는 진실을 알게 됩니다.
안토니아에게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는 미셸은 서로에게 용서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안토니아는 마시모의 아기를 가진 것을 알고, 미셸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하지만 미셸의 솔직한 마음을 엿듣고 이내 발길을 돌립니다.
에미르의 제안으로 암스테르담으로 여행을 가기로 한 안토니아는 미셸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한 채, 에미르와 떠나려고 합니다. 그러나 안토니아는 에미르에게 간절하게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고 혼자서 공항에 들어섭니다.
등장인물
마르게리타 부이(Margherita Buy): 안토니아 역
고등학교 동창인 마시모와 결혼 후, 오랜 결혼생활동안 그만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게다가 마시모를 위해 아이도 갖지 않습니다. 중산층 가정에서 의사로 일하며 부족함 없이 살아오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언제나 옳다고 생각합니다. 마시모의 외도로 인해 충격을 받습니다.
스테파노 아코르시(Stefano Accorsi): 미셸 역
마시모를 만나 사랑에 대해 이해합니다. 솔직하고 대담합니다. 사랑의 순수함을 믿습니다. 떠난 마시모를 통하여 그를 더욱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갖게 됩니다. 그리고 안토니아를 만나 혼란스럽습니다.
서로의 초대에 응하지 못한 공통 분모
영화는 결혼 생활을 자연스럽게 유지해오던 한 여자 안토니아가 남편의 성적 취향과 외도를 알게 되면서 인생의 대혼란을 겪게 되지만 그 안에서 마시모의 외도 상대인 미셸을 만나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스토리를 가집니다. 처음에는 적대시하던 안토니아와 미셸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서 사랑하던 마시모를 그리워하면서 또다른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잃어버린 사랑과 사람을 다시 찾을 수도 없지만 오히려 새로운 만남과 인연으로 깊고 진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평범하고 부족할 거 없이 살던 안토니아가 세상의 이방인처럼 사는 소수자들을 만나 인생의 주인으로서 떳떳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매력을 알게 되고,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혀갑니다.
영화는 따듯하고, 애틋하며, 고루고루 위태로우면서 안토니아와 미셸의 감정을 터놓고 서로에게 초대를 해보지만 응하지 못한 채 사랑의 손실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영화 안에서 술을 마시다 잔을 깨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거라고 말해줍니다. 안토니아와 미셸이 언젠가는 깨지지 않은 잔을 들고 서로의 초대에 응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카테고리 없음